항목 ID | GC024C02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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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오미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미영 |
오미리의 동제에는 마을굿의 전통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우선 동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정월 열흘 무렵이 되면 집집마다 풍물을 치면서 걸립을 하러 다녔다. 이를 오미리에서는 ‘굿 친다’ 혹은 ‘굿 두드린다’고 했는데, 그 무리를 굿패라고 불렀다. 굿패가 커다란 자루를 어깨에 걸치고 마당으로 들어서면 집주인이 쌀 한 되박을 자루에 부어 주고는 식구들이 함께 흥을 즐기곤 하였다. 그러다가 굿패들이 “우리 덕분에 아주 잘 놀았으니, 쌀 한 되박 더 내 놓으시게!!”라고 조르면, 대부분 순순히 응했다고 전한다.
동제를 지낼 때도 굿을 쳤다.
동제를 지내는 당일 저녁 무렵이 되면 시간마다 마을 골목길을 다니면서 풍물을 쳤는데, 이는 도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제관들이 깜박 잠이 들어 동제 지낼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일깨워 주기 위함이다. 당시 제관을 맡았던 마을 사람들 역시 “저녁 먹고 나서 뜨뜻한 아랫목에서 12시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잠이 저절로 스르륵 오는기라. 그때마다 굿패들이 시간 맞춰 꽹과리하고 징을 치면서 돌아다니면 오던 잠도 확 달아났지.” 하면서 옛일을 회상하였다.
굿패들의 풍물은 동제를 지내는 동안에도 계속되었다. 제관들이 동제를 지내기 위해 도가에서 나오면 굿패들이 풍물을 치면서 선두에 서고 제관들이 뒤따르는 것이다. 이윽고 서낭당에 도착하면 제관들이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지피는데, 나뭇가지가 타오르기 시작하면 풍물을 멈춘다.
그리고 제사를 마치고 제관들이 물러나면 다시 굿패들이 등장하여 서낭당을 빙빙 돌면서 지신밟기를 하였다. 그야말로 엄숙한 동제와 흥겨운 풍물이 어우러진 굿판이었던 셈이다.
원당 에서 제사를 마치면 중당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역시 굿패들이 앞장을 서고 제관들이 뒤를 따랐다. 그런 다음 중당에서의 동제를 마치면 같은 방식으로 하당으로 이동하여 동제를 지냈다.
이윽고 하당 동제가 끝나면, 굿패들이 풍물을 치면서 앞장서서 도가로 향하는데, 그러면 동제에 참여하지 않은 마을 사람들은 굿패들의 풍물 소리를 들으면서 동제가 끝났음을 알고 삼삼오오 도가로 모여들어 음복을 하면서 서낭신이 내려주는 복을 함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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