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C02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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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오미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미영 |
불천위(不遷位)란 ‘옮기지 않는 신위’라는 뜻으로 사대봉사 원칙과 상관없이 자손만대 제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일컫는다. 대개 나라에 큰 공을 세우거나 학문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남기거나 혹은 덕망이 높은 경우 불천위로 추대된다. 이런 이유로 불천위로 지정된 조상을 모시고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문의 큰 영광이었다.
풍산김씨 허백당 종택에서는 무려 두 분의 불천위를 모시고 있다.
안동 지역의 경우 하회리 풍산류씨 양진당 종택에서 입암 류중영과 그의 아들 겸암 류운룡이 나란히 불천위로 모셔져 있을 뿐, 여타 가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사례이다. 다만 이들 두 종택 모두 불천위 조상을 같은 사당에 모시지 않는다는 원칙에 근거하여 양진당에서는 고조부모까지의 4대 조상과 류중영의 신주를 모셔 둔 사당 옆에 류운룡을 위한 별묘를 마련하여 별도로 섬기고 있다.
풍산김씨 허백당 종택 역시 이러한 원칙에 의해 종택 가묘에는 4대 조상과 김대현의 신주를 모셔 두고, 예천에 위치하고 있는 대지재사에 김양진을 별도로 모시고 있다. 이런 까닭에 김양진의 불천위 제사는 대지재사에서 거행되고 있다. 여기서는 종택 가묘에서 행해지는 김대현의 불천위 제사를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준비]
제사의 준비에는 제물이 가장 중요하다. 허백당 종택에서는 이를 위해 다음의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첫째, 제수를 다루는 사람은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할 것, 둘째, 될 수 있으면 자기 집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할 것, 셋째, 가장 좋은 품질의 것을 사용할 것, 넷째, 직접 손으로 다듬어서 준비할 것, 다섯째, 청결하고 보기 좋게 정돈하여 보관할 것, 여섯째, 살아계실 때 봉양하듯 보기 좋게 차릴 것 등이다. 제물이 마련되면 제사 거행에서 역할을 담당할 제관을 선출하는데, 이를 분정(分定)이라고 한다.
[절차]
1. 설소과(設蔬果): 나물·과일·포 등과 같이 식어도 상관없는 마른 제물들을 제사상에 미리 차려둔다.
2. 출주(出主): 집사와 축관, 초헌관이 사당으로 가서 신주를 모셔와 제사상에 안치한다. 사당의 감실 앞에서 초헌관이 재배를 하고 감실 문을 열고 신주를 밖으로 모신다. 이때 사당에 들어갈 때에는 우측 문을 이용하고, 신주를 모시고 나올 때는 중앙 문을 거친다.
3. 참신(參神): 모든 제관이 제사상에 모셔진 신주를 향해 재배한다.
4. 강신(降神): 조상의 영혼을 모셔 오기 위해 초헌관이 앞으로 나가 향을 세 번 피우고, 술잔에 술을 받아 향로 위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하늘 위로 높이 올렸다가 모사(茅沙) 그릇에 붓는다. 그런 다음 초헌관은 재배를 하고 물러난다.
5. 초헌례(初獻禮): 강신례를 마치면 메와 갱(밥과 국)·탕·도적·편(떡) 등과 같이 설소과의 절차에서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던 나머지 제물들을 차린다. 이어 초헌관이 앞으로 나오면 집사가 술을 따라주고, 이를 건네받고는 제사상에 올린다. 그런 다음 메와 갱의 뚜껑을 열어둔다. 초헌관이 재배를 하고 물러난다.
6. 독축(讀祝): 축관이 초헌관의 좌측에서 동향을 하고 앉아 축문을 읽는다. 이때 모든 제관은 절을 하는 자세, 곧 부복(俯伏)한 채로 조용히 엎드려서 기다린다. 축문 낭독이 끝나면 몸을 일으켜 세운다.
7. 아헌례(亞獻禮): 메와 갱의 뚜껑을 열거나 축문을 읽는 절차를 생략하는 것 외에는 초헌례와 동일하다.
8. 종헌례(終獻禮): 아헌례와 동일하다.
9. 첨작(添酌): 초헌관이 앞으로 나가면 집사가 메 뚜껑을 건네주면서 거기에 술을 따른다. 초헌관으로 메 뚜껑을 받은 집사는 종헌관이 올린 술잔에 세 번 나누어 부음으로써 가득 채운다. 이어 집사가 메에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을 국그릇에 걸쳐 두면, 초헌관은 재배를 하고 물러난다.
10. 합문(闔門): 첨작을 마치면 병풍으로 제사상을 가리고 모든 제관이 부복을 한 채 기다린다. 잠시 후 축관이 헛기침을 세 번 하면 일제히 몸을 일으킨다.
11. 계문(啓門): 병풍을 걷는다.
12. 진다(進茶): 갱 그릇에 걸쳐 놓은 젓가락을 제물 위에 올려두고 갱을 다른 그릇에 비운다. 그런 다음 냉수를 담은 그릇을 갖고 와서 갱 그릇에 붓고는 숟가락으로 밥을 세 번 떠서 만다.
13. 국궁(鞠躬): 모든 제관이 일어서서 상체를 구부린 자세로 기다린다. 찬자가 헛기침을 하면 상체를 편다.
14. 하시저(下匙箸): 집사는 숭늉그릇에 걸쳐 놓은 숟가락과 제물 위에 올려놓은 젓가락을 거둬들인다. 그런 다음 모든 제기의 뚜껑을 덮는다.
15. 이성(利成): 축관이 초헌관의 우측에서 서향을 한 채 서서 읍(揖)을 하면서 “이성! 이성!” 하고 소리친다.
16. 사신(辭神): 모든 제관이 제사상의 신주를 향해 재배한다. 이어 신주를 사당에 다시 모시고 돌아와서 축관은 향로 위에서 축문을 불사른다. 마지막으로 집사들이 제물을 거둬들이는 철상(撤床)을 거행한다.
17. 음복(飮福): 모든 제관이 제사에 차려진 음식을 함께 먹는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