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A03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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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임재해 |
종손(宗孫)이란 종가(宗家)의 대를 잇는 사람을 말한다. 과거에는 종손의 명예와 주어진 권한이 상당히 컸다. 명예와 주어진 권한이 큰 만큼 종손이 감당해야 할 책임 또한 막중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하회마을에서 종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류상붕 씨는 하회마을 입향조로부터 22대, 겸암 류운룡 선생으로부터는 16대 종손이다. 그는 종손이란 어떤 존재냐는 질문에, 자신의 본거지를 지키고 대대로 내려온 전통을 지켜 문중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종손은 한 문중을 대표하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에 작은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류상붕 씨의 경우 어릴 때부터 행동의 제약이 심했던 것은 아니란다. 어린 시절부터 종손이라고 해서 특별한 교육을 받았던 기억은 없고, 그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아주 어렸을 때, 절을 할 때는 엉덩이를 쳐들면 안 된다는 말을 어른들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리고 제사 때가 되면 적어준 고유문을 외기도 했으며, 나이에 관계없이 종손이기 때문에 독상을 받았단다.
2009년 현재 59세인 류상붕 씨는 3년 전 하회마을에 정착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안동시내로 나가서 살았는데, 중학교까지 마치고 서울로 가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이후 군대에 다녀오고 외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젊은 나이에 고향에 정착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마을을 떠나 있으면서도 종손이기 때문에 집안일에 소홀할 수 없었다. 더구나 그가 채 40세가 되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집안의 모든 일을 책임져야 했다.
거의 50년 세월을 외지에서 살다가 양진당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종손으로서 자신의 본거지를 지켜야만 한다는 생각에 류상붕 씨는 하회마을로 돌아와 집을 지키고 있다.
그는 종가를 지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해에 수십 번의 제사와 큰 고택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걱정이 태산이란다. 그렇듯 종손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류상붕 씨는 대대로 내려온 가문의 법도를 지켜 나가려고 애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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