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A010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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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임재해 |
1999년 4월 21일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하회마을을 방문했다.
영국여왕이 한국의 많은 곳을 제쳐두고 하회마을을 찾은 까닭은 무엇일까?
하회마을은 고려 후기부터 다양한 성씨들이 터전을 이루고 살아왔으며, 지금도 풍산류씨들이 모여 살고 있는 살아 있는 마을이다. 과거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민속촌과 다르게 하회마을은 주민들의 터전이자, 각종 문화유산들이 보존·전승되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배가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영국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한 까닭은 바로 우리 민족의 전통을 현장에서 확인하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2009년 현재 하회리를 찾아가면 맨 먼저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는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방문기념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을 위해 차렸던 생일상 모형과 친필 서명 등을 전시하고 있다. 마을에는 박물관 외에도 여왕이 방문한 당시의 자취 또한 남아 있다. 충효당 대문 앞에는 당시 여왕이 심은 구상나무가 있다.
구상나무는 한국 고유의 수종(樹種)으로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수이다.
충효당 안채에도 여왕의 자취가 남아 있다. 안채 툇마루 아래에 작은 툇마루를 계단처럼 이어 두었는데, 이것은 높은 툇마루에 오를 여왕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다. 여왕은 충효당 안방으로 안내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마루에 신을 신은 채 올라갔다. 그런데 집 안으로 들어갈 때는 신을 벗는 것이 한국의 생활방식이라고 설명하자, 신을 벗고 마루에 올라 방으로 들어갔다. 서양에서는 맨발을 보이는 것이 알몸을 보이는 것과 같다고 여겨 실내에서조차 신을 벗지 않는데, 충효당을 방문하면서는 한국의 풍속과 예절을 따른 것이다. 여왕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신발을 벗은 맨발을 보인 것은 충효당 안채에서가 처음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