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801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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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端午 |
이칭/별칭 | 수릿날,천중절,단양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강원도 철원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유형동 |
[정의]
강원도 철원군에서 음력 5월 5일에 지내는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
[개설]
단오(端午)는 음력 5월 5일로, 예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월과 일이 모두 홀수이면서 같은 숫자인 날은 좋은 날로 여겼는데, 특히 5월 5일인 단오는 그중에서도 양기가 가장 성한 날로 여겨 명절로 정하고 즐겨 왔다. 1518년(중종 13)에는 설날·추석과 함께 ‘3대 명절’로 정해진 적도 있었고, 한식을 더하여 4대 명절로 꼽히기도 하였다. 단오를 다른 말로는 수릿날, 천중절(天中節), 단양(端陽)이라고도 한다.
단오의 풍속으로는 단오떡을 하여 먹고, 여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뛰며, 남자는 씨름을 하였다. 또한, 단오는 그 무렵이 모심기가 끝나는 때와 맞물리기에, 앞으로 이루어질 한 해 농사일이 잘되어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기도 하였다. 강원도 철원군에 전하여 오는 단오 풍속은 대체로 다른 지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연원 및 변천]
단오는 중국 전국 시대 초나라의 정치가였던 굴원(屈原)이 간신들의 모함을 받아 5월 5일 멱라수(覓羅水)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들이 굴원의 죽음을 슬퍼하여 행하던 풍속이 우리나라에 전하여져서 단오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민간에서 단오를 ‘술의(戌衣)날’이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단옷날 수리취[戌衣翠]라는 산나물을 뜯어 떡을 하여 먹기도 하고 쑥으로 떡을 하여 먹는데, 그 모양이 마치 수레바퀴처럼 둥글기 때문에 수릿날[수렛날]이라는 명절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또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는 물에 몸을 던져 죽은 굴원을 제사 지내면서 수뢰(水瀨)[여울]에 밥을 던지는 풍속이 있으므로 수릿날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농경사회가 정착되고 나서부터 단오가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기록을 보면 초기 국가 시대의 삼한 때에는 5월에 씨를 뿌리고 나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풍습이 있었고 이때 사람들이 모여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시면서 노래와 춤을 즐기며 놀았다고 한다. 이는 단오 무렵이 본격적인 더위를 앞둔 초여름 계절로, 모내기를 끝내고 곧 닥칠 무더위에도 탈 없이 건강하게 농사일이 잘될 수 있게 앞으로의 농사를 준비하며 풍년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단오 풍속을 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절차]
강원도 철원군에서 단오를 보내는 풍속 중에서 먼저 민속놀이를 살펴보면, 전국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그네뛰기와 씨름을 들 수 있다. 철원읍 화지리의 경우 단오에는 부녀자들을 중심으로 그네뛰기를 하였다. 집집마다 짚을 조금씩 걷어 새끼줄을 만들고, 새끼줄 세 가닥을 높은 나뭇가지에 걸고 꼬아 굵은 동아줄을 만든다. 그넷줄은 초파일에 매고 열심히 뛰다가 단옷날 저녁에 끊었다. 근남면 사곡리에서는 단오 때 그네를 매서 하루를 뛰고 놀았다. 한편, 서면 와수리에서는 ‘상그네’라고 하여 그네뛰기를 겨루기도 하였다. 상그네를 뛸 때는 발에 끈을 매고 뛰어 높이 올라간 줄의 길이를 재서 순위를 겨루었다. 그네가 여성을 중심으로 한 놀이라면 씨름은 남성을 중심으로 한 놀이이다. 화지리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작은 규모로 씨름 대회를 벌였다고 하며, 와수리가 있는 서면에서는 1등에게는 ‘소’를, 2등에게는 ‘시계’를 주는 식으로 시상하는 꽤 규모가 있는 대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그네뛰기나 씨름을 하는 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다음으로,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약쑥을 마련하는 일도 단오를 대표하는 풍속이다. 창포[장포, 창푸]를 베어다가 삶아 그 물로 머리를 감았는데, 이렇게 하면 머릿결이 좋아지고 윤이 난다고 한다. 또 ‘바람골 든다.’라고 하여 늙고 쇠약하여져서 발생하는 두통도 없어진다고 한다. 또 빨간색이나 파란색 물감으로 물들인 창포 뿌리나 천궁[천궁이]을 머리에 꽂기도 했다. 창포로 머리를 감는 풍속은 현재 철원 지역에서 해방을 전후하여 태어난 노년층도 직접 행한 경우는 없고, 자신들이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전하여 듣기만 한 것이라고 한다. 약쑥은 단오 무렵에 채취한 것이 약효가 높다고 한다. 단옷날 약쑥을 베어 잘 엮어 응달에 매달아 말렸다가 가정상비약으로 쓴다. 약쑥을 달인 물로 산모의 몸을 씻기도 하고, 속앓이를 할 때 삶은 쑥물을 먹기도 한다. 또 피부병으로 몸이 가려우면 약쑥을 삶은 물로 몸을 씻으면 효험이 있다. 쑥뜸을 뜰 때도 약쑥을 쓴다. 현재 철원에서는 약쑥을 마련하는 풍속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 밖에도 단오에는 단오절식을 만들어 먹는데, 단오절식을 대표하는 것으로 취떡을 빼놓을 수 없다. 봄에 뜯어 보관하였던 나물취[참취]를 찹쌀과 함께 쳐서 취떡을 만들어 먹었다. 하지만 요즘은 취떡을 직접 만들어 먹기보다는 떡집에서 사서 먹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담아 단오를 명절로서 지내면서 여러 가지 행사를 열고는 하였는데, 최근에는 강릉단오제를 전승하여 오는 강원도 강릉 지역을 제외하면, 단오를 명절로 인식하고 지내는 경우는 전국을 통틀어도 찾기가 쉽지 않다. 철원군도 마찬가지 상황이긴 하지만, 그나마 몇몇 마을에서 민속놀이를 하거나 절식을 마련하여 먹는 등의 풍속이 아직 전하여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