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의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101233
한자 出産儀禮
영어공식명칭 Childbirth Ceremony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아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민

[정의]

충청남도 아산시 지역에서 아이를 원하는 부부가 베푸는 아들 빌기 의례를 비롯해 임신, 아이의 출산까지의 기간에 베푸는 의례.

[개설]

충청남도 아산시에서는 1960년대 이전까지는 집에서 주로 출산하였다가 산부인과 건립이 본격화하면서 병원 출산이 보편화되었다. 집에서 출산하던 시절에는 산실에 삼신밥 놓고, 탯줄을 자르고, 자른 태를 처리하고, 난산(難産)이면 특별한 의례를 베풀었다. 의료 지식이 없던 시절에는 사산(死産)이나 난산 등이 자주 발생했고 이를 처리하는 의례도 있었다. 그러나 병원에서 출산하면서 이러한 의례는 모두 중단되었다.

[태중 아이의 성별 확인]

임신을 하면 태몽, 임신부 배의 형태, 배 속에서 아이가 노는 모습 등으로 아이의 성별을 예상한다. 태몽은 아이가 생기기 직전에 꾸기 때문에, 아이의 건강과 미래와 직결된다고 믿는다. 꿈에 용·호랑이·구렁이·밤·무·붉은 고추 등이 보이면 아들이다. 파란 고추·과일·꽃·대추 등이 보이면 딸이다. 임신부의 배가 앞으로 부르면 딸이고, 옆으로 두루뭉술하면 아들이라고 추정한다.

임신부의 태동으로 아이의 성별뿐 아니라 성격까지 짐작한다. 태동이 얌전하지만 힘차면 아들이고, 작지만 방정을 떨면 딸로 추정한다. 추석 때 송편에 바늘을 넣고 빚어 임신부에게 한입 물어 보라고 한다. 바늘귀를 물으면 아들이고, 뾰족한 부분을 물면 딸로 여긴다. 부부와 아이의 나이를 합쳐 짝이 맞으면 딸이고, 맞지 않으면 아들이라고 한다. 임신부의 나이대로 창호 문의 살을 세었을 때 마지막 숫자가 문살에 닿으면 아들이고, 종이에 닿으면 딸로 추정한다. 이 외에 아이 낳을 때 터지는 양수를 보고 붉은 이슬이 비치면 아들이고, 흰 이슬이 비치면 딸이라고 추정한다. 이처럼 아이의 성별은 임신 기간 내내 관심의 대상이었다.

[산전(産前) 의례]

임신을 하면 아이의 건강과 산모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금기를 지킨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음식 금기와 행동 금기가 있다. 음식 금기로는 상어고기·닭고기·오리고기·개고기·비둘기고기 등을 먹지 않는다. 상어나 닭의 거친 피부, 붙어 있는 오리발, 천하게 여기는 개 등을 먹으면 자손을 둘 수 없다는 것과 관련 깊다.

임신부는 행동을 조심한다. 물건을 훔치면 도둑 아이를 낳고, 말고삐나 말채를 넘으면 열두 달 만에 출산을 한다고 믿었다. 임신부가 있는 집에서는 아궁이 하나에 솥을 두 개 걸지 않았다. 임신부는 물론 식구들도 산달에는 부정하다 하여 초상집이나 산가에 가지 않고, 불구경도 하지 않는다.

[출산(出産)]

산달이 가까워져 오면 임신부와 산바라지를 하는 시어머니는 해산 준비를 시작한다. 먼저 미역을 사서 꺾거나 접지 않은 채 가지고 오며,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선반 위에 보관한다. 아이들이 미역을 뜯어 먹으면 태아가 사람을 문다고 한다. 미역을 사 온 달을 넘겨 출산하면 아이도 달을 넘겨 낳는다고 하여 미역을 새로 산다.

아이가 태어나는 시간은 그 해와 운(運)이 맞아야 좋다. 뱀은 여름에 활동하고 겨울에 동면(冬眠)하므로 뱀띠 아이는 여름에 태어나야 좋다. 개띠는 아침저녁 밥 먹을 때 태어나거나 ‘여름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처럼 여름에 태어나야 좋다고 전한다.

아이는 임신부가 지내던 방에서 낳는데, 새집을 지었다면 방 안이 아닌 부엌에서 아이를 낳아야 무탈하다. 임신부가 진통만 하고 아이를 낳지 못하면 순산을 바라며 의례를 한다. 우선 순산한 여자의 허리끈을 가져다가 임신부의 배에 둘러주거나 순산한 사람을 불러서 임신부의 배를 문지르도록 한다. 아주까리 대를 한쪽 구석에 세워 아이가 산도(産道)를 기름처럼 미끄럽게 빠져나오기를 바랐다. 또한 대문과 방문 등 모든 문을 열고 서랍도 빼놓는다. 혹여 이것들이 산도를 막고 있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산모에게 미끄러운 성질을 지닌 미역국과 달걀 흰자를 참기름에 섞어 산모에게 먹이기도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탯줄을 자른다. 탯줄의 양쪽을 실로 묶고 그 중앙을 가위로 자르는데, 탯줄을 너무 짧게 자르면 아이가 오줌을 자주 눈다고 하여 가능하면 길게 자른다. 손이 귀한 집에서는 탯줄을 헝겊으로 감싼 뒤 아이 아버지가 이로 자르기도 한다. 자른 탯줄은 아이 배꼽 위에 놓고 솜이나 삼베 등으로 덮어 놓는다. 탯줄과 후산한 것은 방의 한쪽 구석에 모아 두었다가 아이 낳은 후 사흘째 되는 ‘삼날’에 처리한다. 마당에 왕겨를 놓고 불을 피우고 태우는데, 손 없는 방위에서 태워야 아이의 얼굴이 얽지 않는다고 하여 방위를 가린다. 재만 남으면 물에 띄우거나 보관해 두었다가 아이가 태열(胎熱)이 심할 때 물에 개어서 먹인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의 모습과 아이의 운명도 연관이 있다. 아이가 목에 탯줄을 걸고 태어나면 아이를 위해서 불공을 드린다. 얼굴에 피를 묻히고 태어나면 어른이 되어 사람을 죽일 운이라 하여 도살장이나 푸줏간에 칼 한 자루를 만들어 주는데, 칼자루에 아이의 이름을 써넣는다. 이 칼로 고기를 썰면 아이의 살(煞)이 소멸한다고 믿는다. 아이의 뒤통수 머리카락이 제비 꼬리처럼 뾰족하게 갈라진 ‘제비초리’라면 부모 중에 한 사람이 일찍 죽을 팔자라고 한다. 이럴 때는 시주를 온 스님에게 쌀을 주면서 제비초리를 잘라서 안에 넣어 주면 액운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아들이 귀한 집에서는 아들을 낳고도 딸을 낳았다고 거짓 소문을 내는데, 이는 액운이 아들에게 미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의미]

아이는 한 가정의 대를 잇기 때문에 중시되었다. 특히 혼인한 부부에게 아이는 두 사람이 맺어진 결실이므로 부부는 모든 의례의 주관자로서 아이의 건강과 미래를 위해 행동한다. 아이의 임신, 출산, 성장의 순간에 혹여 불길한 기운이 스미지 않도록 매 순간 길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의례를 베푼다. 아이는 사회적 존재이지만, 두 사람 혹은 한 집안의 존재로서의 성격이 보다 강하므로 의례는 개인적 차원의 성격을 지녔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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