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8010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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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間信仰 |
영어공식명칭 | Folk Religion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강원도 철원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유명희 |
[정의]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 종교적인 체계를 갖추지 않고 일반 민중에게 전하여 내려오는 신앙.
[개설]
강원도 철원군에서 민간신앙은 민간에서 널리 믿어지는 토착적이고 민족적인 종교로서 전문적인 사제를 통하지 않고 서민이나 대중이 중심이 되는 신앙이다.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신화·의례·주술·제사·행사·마을신앙·가정신앙·세시풍속·통과의례(通過儀禮)·장제(葬祭)·점복·금기·풍수(風水)·무속(巫俗)·조상숭배(祖上崇拜)·동제(洞祭) 등과 비집단적 신앙, 신흥종교, 민간요법 등을 모두 민간신앙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대개는 이 중에서 가신신앙, 마을신앙, 무속신앙, 이 세 가지를 기본적인 민간신앙으로 본다.
가신신앙은 집 안의 신들을 중심으로 발달한 신앙이고, 마을신앙은 마을을 수호하고 마을공동체를 위한 방향으로 발달한 신앙이다. 이에 비해 무속신앙은 전문적인 사제자가 신앙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앞의 두 신앙과 차이점을 보인다. 그렇지만 무속신앙 역시 가신신앙과 마을신앙을 근간으로 두고 있으므로 이 세 가지를 모두 민간신앙의 범주에 두는 것이다.
[가신신앙]
가신신앙은 집을 중심으로 한 신앙이다. 집은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이며 가족 중심의 공간이므로 각각 집의 구조에 따른 여러 신이 함께하고 있다. 집을 짓고 관리하는 성주신, 집터를 지키는 토지신 터주 등이 집의 수호신이 된다. 안방에는 삼신, 부엌에는 조왕, 뒤뜰에는 재신, 문에는 수문신, 화장실에는 측신, 우물에는 용신, 장독대에는 철륭, 외양간에는 쇠구영신[군웅] 등 다양한 가신이 존재한다. 또한 제석항아리, 제석단지와 같이 따로 조상신을 모시기도 한다.
가신을 모시는 의례는 고정적인 의례와 비고정적인 의례로 나눌 수 있다. 고정적인 의례는 세시적인 의미로 명절이나 안택에 일정한 날을 정하여 고사를 지내는 경우이고, 비고정적인 의례는 집안에 환자가 발생하거나 우환이 생겼을 경우이다. 이때 비전문가인 집주인이나 안주인이 간단하게 비손[두 손을 비비며 바라는 바를 비는 일]하는 경우가 있고, 또는 전문가인 무당을 불러 빌게 하는 방법이 있다.
[마을신앙]
마을신앙은 마을의 안녕을 위하여 마을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믿는 신앙이다. 마을은 집들이 모인 공간으로, 가족을 넘어서 친족과 이웃들이 함께 사는 공동체이다. 이 마을공동체를 굳건하게 유지하게 하는 데에 마을신앙이 큰 역할을 한다. 마을은 집과 달리 수호신만이 존재하는 곳이 아니고 잡신도 함께 있는 곳이므로 마을의 수호신을 잘 모셔야 마을이 평안하다고 믿었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는 산신·동신·골매기[골막이. 마을에 최초로 정착한 시조신이나 마을 창건신] 등이 있다. 때로는 상당신과 하당신 등의 산신을 주신으로 삼고 장승이나 솟대를 부수적인 신으로 삼기도 한다. 마을신을 모시는 의례는 동제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치르는데, 의례의 방식에 따라 유교식과 무교식으로 나뉜다.
[무속신앙]
무속신앙은 무당이 사제가 되어 행하는 신앙으로, 삼국 시대 이후 민간으로 퍼져나갔고, 신을 체계화하고 무속신화 등을 통하여 신관을 정리하였다. 이후 불교와 유교 등과 만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오늘에 이르렀다. 무속, 불교, 유교 등에는 서로의 영향관계를 보여 주는 여러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우리 역사에서 무속은 다른 종교가 행하지 못하는 문제들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다른 종교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특히 한국 사회의 공동체의식에 큰 영향을 주어 사회통합을 위한 집단의식 형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철원의 현황과 농기계 고사]
철원에는 농기싸움뿐만 아니라 산신제를 비롯한 다양한 동제, 농기계고사 등의 민간신앙이 아직 남아 있다. 가신신앙의 경우에는 주거 조건의 현대화 등으로 말미암아 거의 남아 있지 않고, 몇몇 기록된 자료 역시 1947년 무렵까지의 상황을 알려줄 뿐이다. 그나마 특이한 점으로는 최근까지도 행하여지는 농기계고사인데, 이는 너른 철원평야를 배경으로 일찌감치 농경사회로 발전하여 온 철원군의 지역적 사례로 볼 수 있다.
과거의 농촌은 한 집안에서 소가 가장 중요한 존재였다면 요새는 농기계가 소를 대신한다. 소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듯이 현대사회에서는 농기계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동송읍 이길리의 경우를 보면, 주민 대부분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의 농기계를 보유하고 있는데, 농기계를 새로 구매하면 농기계고사를 지낸다. 농기계는 비싸면서도 고장이 자주 나는데 고장나지 않게 하여 달라고 고사를 지낸다. 2013년 4월 29일에 이길리 주민이 이앙기 고사를 지낸 기록이 있는데, 이앙기 앞에 주과포, 떡, 족발 등을 차리고 절을 한 후 음복하는 방식으로 의례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