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001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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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天主敎 |
영어공식명칭 | Catholicism |
이칭/별칭 | 가톨릭교,구교,성당 |
분야 | 종교/기독교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남도 부여군 |
시대 | 근대/근대,현대/현대 |
집필자 | 김성태 |
[정의]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마가톨릭 교회.
[개설]
충청남도 부여군 지역의 천주교(天主敎)는 한국 천주교회 창설 직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전래되어 빠르게 정착하였으며, 천주교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였다. 부여 지역에는 선교사들이 활동의 거점으로 삼은 교우촌이 많고, 순교자들의 출신지 등 교회 사적지가 다수 분포되어 있다. 18세기 말 천주교 박해기에 설립되어 신앙 활동을 이어온 성당과 공소들은 교인들을 중심으로 고유한 가톨릭 문화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천주교의 전래와 정착]
한국 천주교회는 1784년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창설되어 지방에 연고를 둔 인사들의 활약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충청도에서는 이존창의 주도로 내포 지방에서 가장 활발한 포교가 이루어졌다. 이존창은 1791년 이른바 ‘진산사건’의 여파로, 체포되었다가 석방되었다. 이존창은 1791년 12월 말 홍산 지역으로 거점을 옮겨 포교 활동을 이어갔다. 이존창의 포교 활동으로 한산, 공주, 청양, 보령 등지에서 최여겸, 고윤득, 황심, 황일광, 김유산 등이 천주교를 받아들인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이렇게 시작된 부여의 천주교회는 충화면 지석리와 홍산면 상천리의 삽티에서는 순교 성인이 배출되었고, 도앙골, 내대, 거칠, 옥가실, 부덕리 등에 교우촌이 형성되었다. 천주교 박해기에도 부여 지역 천주교는 입교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신앙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1901년 금사리성당 설립은 긴 박해기를 거친 신앙 공동체가 안정적으로 정착하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근현대 부여 지역의 천주교]
1901년 금사리성당을 시작으로 부여, 보령, 청양 등 충청남도 서남부 지역의 천주교회가 정식으로 설립되고 확산되어 갔다. 1936년과 1943년 서천과 장항이 금사리로부터 분리되어 본당을 설립하였다. 금사리성당은 1962년과 1964년에는 보령의 대천과 청양도 분립시켰다. 부여 지역 내에서는 1955년 규암성당, 1960년 홍산성당, 1972년 부여성당이 설립되어 4개 본당이 운영되고 있다.
6·25 전쟁 중이던 1950년 8월 20일에는 금사리성당의 요셉 몰리마르 신부가 공산군에게 피납되었다가 9월 말경 대전에서 학살되었다. 이후 신자들은 요셉 몰리마르 신부의 유언에 따라 1955년에 새 성당을 건립하였다. 새로 건립한 성당이 규암성당이다. 규암성당은 몰리마르 신부의 이름을 따라 ‘성 요셉’을 수호자로 하고 있다. 1964년 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하여 규암성당 내에 설립한 성요셉의원도 마찬가지로 요셉 몰리마르 신부의 정신을 지역 사회에 구현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부여 읍내의 성요셉병원이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부여 지역의 천주교회는 의료 복지를 위한 노력 외에도 지역 사회와 긴밀하게 연계하여 사회 기반 시설의 확충이나 소득 개선 사업에도 일조하였다. 가톨릭구제회의 원조를 받아 19663~1964년에는 규암 자왕포 제방 공사를 지원하는 한편, 1964년에는 금사리 수로 설치 공사를 추진하여 가뭄과 홍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였다.
홍산본당의 경우 1960년대 후반 소득 증대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들에게 토끼와 토끼장을 분양하고, 가마니틀을 보급하고 가마니를 공동 판매하여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기도 하였다. 1970년대 들어 부여읍내 신자 수가 증가하자 부여성당을 설립하였다. 부여성당은 점차 관내 중심 성당으로 자리 잡아 갔다. 금사리성당, 홍산성당 등의 성당들은 상대적으로 본당 관할지 인구가 감소와 더불어 신자 수도 줄어들었다.
[부여지역 천주교의 현황]
현재 부여 지역의 성당은 부여성당, 금사리성당, 규암성당, 홍산성당 4개소가 있다. 이 중 금사리성당은 부여군 내에 만수리공소와 용당공소를 두고 있으며, 홍산성당은 서천군에 은곡공소를 두고 있다.
부여성당은 1973년에 건립된 성당으로, 공소는 없다. 부여성당에서는 매일 미사가 치러지며, 매년 김장을 해서 독거노인들에게 나눠 주거나 쌀과 반찬을 매월 한 번씩 전달하고 안부를 챙기는 등의 지역 봉사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봉사 활동이 일시 중지되었으나 2022년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
홍산성당은 충청남도 부여군의 홍산면, 남면, 충화면과 서천군 문산면의 일부 지역을 관할 구역으로 두고 있는 천주교 성당이다. 아래에는 은곡공소가 있으나, 요즘 주일마다 본당에서 공소까지 버스 운행을 하기 때문에 은곡공소에서는 종교 활동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매일 미사가 치러지고, 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는 미사와 함께 성체강복을 실시하며, 부활절에는 본당의 날을 겸하여 야외 미사를 거행한다. 또한 매년 설과 부활절, 추석 성탄절에는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음식과 물품을 나누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홍산성당이 속하여 있는 대전교구에서 하는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에 참여하여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김장을 나눈다. 또 요청이 들어올 경우 충청남도 논산시의 쌘뽈요양원에 봉사를 나가 김장이나 농사일을 돕는 등의 일을 하고, 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는 본당의 관할 구역 내 환자들을 방문하는 ‘환자 봉성체’를 실시하고 있다.
오늘날 부여 지역의 성당들은 현실에 맞는 사목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금사리성당과 홍산성당은 신자의 수효가 줄어든 대신 조선 천주교 박해 시기로부터 이어지는 성당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되살려 지역의 역사 문화 자원으로서 활용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특히, 금사리성당 관할 공소인 도앙골성지와 홍산성당의 지석리성지 등은 유서 깊은 천주교 신앙 사적으로 평가된다.
부여성당은 관내에서 가장 많은 신자를 보유한 중심 본당으로서 가톨릭 사회 복지 활동과 천주교 역사 문화 활용 활동의 후원과 배후로 역할하고 있다.
부여 지역의 천주교는 초창기 성당과 사적들을 활용하여 순교자 현양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사리성당 등 사적들은 순례자들이 방문하는 성지 및 지역적 특성을 가진 종교 문화 체험의 장이 되고 있다.
[부여지역 천주교의 의의]
부여 지역의 천주교는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으나 한국 천주교 역사에 분명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이존창의 활동 근거지였던 홍산을 중심으로 부여의 천주교는 한국 천주교 초창기에 충청도의 여러 지역으로 천주교가 확산하는 데에 교두보의 역할을 하였다. 둘째, 순교 성인의 출신지, 순교자 무덤과 같은 유적과 다수의 주요 공소[교우촌]가 보여 주는 바와 같이 천주교에서 이른바 ‘하부내포’ 지역으로 일컬어지는 천주교 박해기 선교 활동의 거점이었다. 셋째, 20세기 초 건립된 성당과 공소 건축물을 통하여 한국 근대 종교 건축의 한 양상을 보여 주는 사례가 된다. 또한 부여군 홍산면의 금사리성당은 충청남도 서남부 지역에 공식적으로 처음 사목자가 부임한 곳으로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