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덕산리 정천마을에서 우물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정천마을과 우물」은 장님 총각과 앉은뱅이 처녀의 착한 심성에 대한 보답으로 우물 속에서 황금을 얻게 된 동시에 몸의 장애를 극복하게 되었다는 남녀 결연담이자, 이러한 기적이 있는 후 이곳을 ‘정천마을’이라고 불렀다는 마을 유래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정천마을과 우물」은 1992년 김경석이 편찬하고 무주군에서 간행한 『내 고장 전설집』에 수록되어 있다. 채록 시기와 채록 장소는 명확하지 않다.

[내용]

무주군 안성면 덕산리 정천마을에 사는 장님 총각과 앉은뱅이 처녀는 서로의 장애를 보완해 주는 연인이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서로의 발과 눈이 되어 주기로 하고 이웃 마을로 구경을 나섰다. 길을 가다가 목이 말라 샘물을 마시려는데, 그 속에 황금 덩어리가 있었다. 두 사람은 금덩어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도중에 고약한 사내를 만났다. 그는 두 사람이 서로 업고 가는 것을 보고 트집을 잡으며 자신을 업고 가라고 윽박질렀다. 처녀가 당황하여 샘물 속에서 황금 덩어리를 본 것을 말하였다. 사내가 그 말을 듣고 달려가 봤지만 샘물 속에는 구렁이만 있을 뿐이었다. 화가 난 사내는 구렁이에게 돌을 던져 두 동강이를 내서 죽였다. 사내는 돌아와 자신을 속였다는 이유로 총각을 때리고 가 버렸다. 처녀와 총각은 봉변을 당한 것이 억울하기도 해서 샘터로 갔다. 분명히 그곳에는 황금이 두 덩이가 있었다. 금을 발견하고 너무 놀란 나머지, 처녀는 걷고 총각은 눈을 뜨게 되었다. 이후 두 사람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이러한 기적이 있은 후로 샘이 있는 마을을 ‘정천마을’로 부르고, 그 물을 마시면 마음이 고와진다고 믿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정천마을과 우물」의 주요 모티프는 ‘마을 유래’, ‘남녀 결연’, ‘잘되기 못되기’ 등이다. 「정천마을과 우물」은 장애를 가진 두 남녀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살면 복을 얻는다는 면에서는 행운담이다. 또 악한 사람에게는 구렁이로 보이고, 착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황금 덩어리는 전형적인 ‘잘되고 못되는 유형’의 이야기다. 마을의 유래가 착한 두 남녀의 행복한 결연담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은 무주군 안성면 덕산리 정천마을이 지니고 있는 순박한 심성과 복된 기원을 강조하는 것으로, 무주 지역이 지니고 있는 자연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서로의 장애를 보완할 수 있는 마음가짐에서 생겨난다는 의미도 지닌다. 그리고 두 부부의 행복한 삶에서 생겨난 무주군 안성면 덕산리 정천마을 역시 황금의 가치를 볼 수 있는 곳이며, 지금도 우물물을 먹으면 마음이 고와진다는 믿음으로 공동체적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