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강원도 철원군에서 농업에 사용되는 도구들.

[개설]

농기구(農器具)는 농사일에 사용되는 도구나 기구를 총칭하는 말이다. 주로 인력용과 축력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손발의 연장으로 이용되는 것이 많았다. 각기 다른 농업의 형태, 작물의 종류, 경지와 지역의 특색 등에 따라 다양한 농기구들이 발달하였다. 그런데 농업의 근대화가 추진되면서 농기구도 점차 기계화되어 재래식 농기구들은 모습을 감추고 현대식 농기구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철원 지역의 농기구는 농사 쓰임새에 따라 가는 연장, 삶은 연장, 씨 뿌리는 연장, 거름 주는 연장, 매는 연장, 거두는 연장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종류]

철원군에서 사용되는 농기구를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는 연장은 논밭을 가는 데 사용하는 도구로 따비·가래·화가래·괭이·쇠스랑·극젱이·쟁기 등의 7가지가 있다. 농사지을 땅을 정비하는 기구이므로 농사를 짓는 데 기본이 되는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삶는 연장은 흙을 깨거나 바닥을 고르는 데 사용하는 도구로 써레·번지·고무래·곰방메 등이 있다. 이들 연장은 가는 연장을 보조하여 땅을 농사짓기 용이한 상태로 만드는 연장이다.

씨 뿌리는 연장은 씨앗을 담아 다니는 도구로 종다래끼·다래끼 등이 있다. 싸리 등을 엮어서 만들며 끈을 만들어 달아 허리춤에 매달 수 있도록 한다.

거름 주는 연장은 거름을 보관하거나 밭이나 논으로 옮길 때 사용하는 도구로 개똥삼태기·삼태기·똥바가지·귀때동이[귀동이]·귀사구[똥바가지]·거름통·오줌장군 등이 있다. 이외에 거름대와 같이 밭이나 논에 두엄이나 퇴비를 펴는 연장도 있다.

매는 연장은 김을 맬 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도구로 호미가 대표적이다. 호미는 논호미와 밭호미의 두 종류로 나뉜다. 호미는 특히 밭일의 동반자라고 할 만하며, 최근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되기도 하였다.

거두는 연장은 벼, 보리, 밀과 같은 작물의 밑동을 잘라 거두거나 풀을 벨 때 사용하는 도구로 낫이 대표적이다. ‘낫 놓고 기역자 모른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농기구이다.

[현황]

현재 철원에서 위와 같은 농기구들이 모두 활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축력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쟁기를 비롯한 가는 연장과 써레 등 삶는 연장은 트렉터가 그 자리를 대체하였다. 종다래끼와 같은 씨 뿌리는 연장은 플라스틱통이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거두는 연장인 낫을 대신하여 콤바인과 트렉터가 널리 활용된다. 이삭을 자르고 낟알을 터는 것까지 기계를 활용하여 손쉽게 진행한다. 여러 농기구 가운데 호미는 철원에서 여전히 많이 사용된다. 다만 철원의 넓은 평야지대에서 호미로 논을 매는 경우는 없고, 밭을 맬 때만큼은 많이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