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1014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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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業 |
영어공식명칭 | Eop|A Living Animal that is Believed to be a Guardian of the House |
이칭/별칭 | 집지킴이,집주인,긴업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아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효경 |
[정의]
충청남도 아산시의 각 가정에서 집을 지키거나 집안의 가세를 관장하는 존재로 두꺼비, 뱀, 족제비 등의 동물을 비롯해 며느리, 업둥이 등의 특별한 사람들.
[개설]
충청남도 아산시의 각 가정에서는 집지킴이로 특별한 동물이나 존재가 있다고 믿는다. 두꺼비·뱀·구렁이·족제비 등이 집을 지키는 동물로 여겨지며, 이를 ‘지킴’, 혹은 ‘집주인’이라 칭한다. 이들 집주인 동물은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특별한 경우에 식구들의 눈에 띈다. 집지킴이가 눈에 띄면 재수가 좋지 않다고 여겨 밥을 지어서 앞에 놓아준다. 그 밥을 먹고 사라지면 괜찮을 것으로 여긴다. 집안에 새로 며느리나 업둥이를 들인 후에 집안의 가세가 좋아졌다면 사람도 업으로 간주한다.
[내용]
집을 지키는 동물을 ‘집지킴이’ 혹은 ‘업(業)’으로 간주한다. 집지킴이는 눈에 띄지 않지만, 집안에 나쁜 운이 들었다면 집지킴이가 눈에 띌 수도 있다고 한다. 두꺼비·뱀·구렁이·족제비 등의 동물을 업으로 관념한다. 이 중 뱀과 구렁이는 ‘긴 업’이라 부른다. 이들 집주인 동물이 눈에 띄더라도 함부로 죽이거나 장난을 쳐서는 안 된다. 업이 눈에 보이게 되면 집안이 잘되지 않을 징조로 여긴다.
구렁이나 족제비 등의 업이 눈에 띄면 밥을 새로 지어다가 놓아 주거나 장광[장독대]에 청수를 올린다. 그런 후 "눈 안 보이는 짐승이 왜 사람 눈에 보이냐 빨리 사라져라"라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비손한다. 간혹 족제비가 나타나는데, 족제비 주둥이에 나비 그림이 보이면 업으로 관념한다. 족제비가 집 안에 나타나면 항상 식구들이 밥을 먹기 이전에 밥을 가져다가 놓아둔다. 그런 후부터 집안이 이전보다 편안해졌다고 한다.
간혹 사람도 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과 관련한 업은 집안으로 새로 들인 사람인 며느리와 업둥이가 있다. 사람업 중 며느리업과 관련해서는 며느리를 새로 들인 후 집안의 가세(家勢)가 변화되었을 때 주로 언급된다. 만약 가세가 좋아졌다면 그 며느리를 업으로 간주한다. 이럴 경우 그 며느리가 사망하면 업도 사라져 가세가 기울 것으로 추정한다. 아이가 없는 집에 간혹 다른 사람이 아이를 데려다 놓기도 하는데, 그 아이를 업으로 관념한다. 그 아이를 ‘업둥이’라 부르며 업둥이를 잘 키우면 부자가 된다고 여긴다.
업의 신체(神體)는 특별히 마련해 두지 않으며, 업을 위하는 가정도 매우 드물다. 업은 평소에는 알 수 없고, 사람의 눈에 띄어야만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가신(家神)들과 달리 고사를 모실 때도 업에는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며, 특별히 신체가 없으므로 고사떡을 올리거나 제물도 올리지 않는다.
[생활 민속적 의미]
업은 집안의 운세를 관장하는 동물이며 식구로 특별함을 지닌다. 며느리나 업둥이 등의 업으로 관념되는 사람은 가족 구성원으로 여겨지지만, 본래의 가족 구성원과는 이질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영입으로 인한 가세의 변화는 관심의 대상이 되며, 가세가 좋아지면 업과 같이 집안을 돌보는 존재로 간주한다. 구렁이·족제비·두꺼비 등은 집 바깥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집 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다. 이 동물들은 몸집이 크고 영리해서 상서로운 집지킴이 동물로 여겨졌다.
며느리나 업둥이와 같이 새로 영입된 가족 구성원이 업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여긴 것처럼 업은 집안의 조왕·성주·삼신 등의 가신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가신은 집이라는 건축물이 완성되면서부터 집안을 수호하는 존재로 믿어지지만, 업은 가세가 좋아져야 업으로 인식된다. 업은 철저하게 집안의 가세와 연관된 존재로 가세의 변화를 설명하는 존재인 것이다. 업으로 간주한 며느리가 사망하면 업도 사라진다고 믿었는데, 이는 업이 늘 그 가정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특별한 경우 부여된 혜택과도 같음을 의미한다.